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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
나는 어리기에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었고,
열정이 흘러넘치던 때가 있었다.
그땐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,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으며
물론 많은 일을 해 나갔었다.
그 시절 내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은 "40살까지 10조를 벌겠어"였고
그땐 40살 정말 그럴 거 같다는 믿음이 있었다.
하지만 내가 부족한 탓에
내 능력이 그 열정을 따라가지 못해 그만 쓰러져 버렸고,
지금은 그냥저냥 적당하게 살고 있다.
연구하다 문뜩
그때 내 허풍의 근거가 무엇이었을까 하고
생각해 보니
외할머니가 생각났다.
백세 가까이 종갓집 종부로 지내셨던 나의 외할머니는
내가 태어나 처음 보시자마자
"큰 사람되겠다. 잘 키워라."라고 하셨다며
줄곧 어머니가 내가 말씀해 주셨다.
내 기억 속에도 범상치 않던 외할머니가
나만을 유독 예뻐하셨고, 내게만 저런 말씀을 해주셨다는 것이
내 열정과 야망의 원천이었나 보다.
이를 망각함을 깨닫는 지금
돌아가신 외할머니께 참으로 죄송할 따름이며
스스로를 다잡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.